"엄마, 하나님이 고마워"

그 날은 지은이 친구의 생일로 며칠 전부터 가겠다고 졸랐지만 왠지 내키지가 않아 허락을 안했습니다. 또한 그 날은 제가 9 월 개인전 때문에 하루종일 집을 비워야하는 날이었지만, 다른 사람들하고 스케줄이 맞지 않아 어쩔수없이 발만 구르며 집에 있어야 했었습니다. 이날 지은이는 배가 몹시 아팠는데 이틀 전 치아교정을 시작하면서 진통제를 먹고 있었기 때문에 견딜 만은 하다고 하였습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병원에 지은이를 데려갔는데  의사는 진통제만을 처방하려고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상할 정도로 저는 고집을 피웠고 의사는 마지못해  피검사를 받고 집에 가서 결과를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조급한 마음에 다시 외출을 할까 생각을 하였지만  결국 저녁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고, 당장 응급실로 지은이를 데려오라는 전화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지은이의 배속은 맹장이 터져서 여러 장기가 이미 감염되어 있었는데 하루 이틀만 늦었어도 생명이 위험했을 거라고 하였습니다. 그 날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지은이가 수술을 받은 씨미 밸리의 병원은, 7년 전 새벽에 지진 때문에 찢어진 이마를 봉합하기 위해 찾았던 곳입니다. 아수라장이 된 병원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병원 앞 잔디 위에서, 엉성한 수술대가 강한 여진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5살 짜리 지은이가 마취도 제대로 안된 채 수술을 받은 곳입니다.

이번 일로 지은이의 배에는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보다도 더 큰 흉터가 생겼습니다.  복막염은 산모가 겪는 진통보다도 통증이 심하다고 합니다. 13 살의 지은이는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서 처음 5, 6일 정도는 입을 악물면서도 눈물을 참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매 10분마다 혈관을 통해서 들어가는 진통제는 심한 통증을 주었고 더 큰 통증을 누르기 위해 바늘로 찔리는 것 같은 아픔을 며칠씩 참아야 했습니다. 병원에 있는 10 여일 동안에  심한 통증으로 괴로워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지은이의 작은 체구는 15 파운드나 줄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은이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하나님이 고마워, 환자들이 이렇게 아픈 줄도 모르고 내가 공부만 해서 의사가 될까봐 하나님이 이렇게 아픔을 주시는 거야." 간호원들에게는 자신의 장래 계획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저는 커서 의사가 될 거예요, 돈없고 보험이 없는 사람들을 도우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의사가 될거예요"

이번 일로 병원에 입원한지 일주일쯤 지난 후에, 지은이는 이마 위의 흉터를 어루만지면서 제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엄마, 이마 상처를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 성형수술 받지 않을 거야. 나중에 예수님 복음 전할 때에, 도움이 될 것 같아"

2000년 10월, Wilshire U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