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의 편지를 받고서 "

몇일전 한 통의 편지를 받고서, 지난 머모리얼 연휴에 다녀온 짧은 여행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몇 년전 Simi Valley 문화원의 초대를 받아 아름다운 Pebble Beach를 소재로 개인전를 연 것을 인연으로 San Francisco 남단에 위치한 Monterey Bay 지역을 매 년 한 두 차례 여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남편 친구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Monterey Bay 해양수족관을 다시 찾아 한가히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Monterey Bay의 앞바다에는 그랜드 캐년보다도 큰 규모의 해저 캐년이 있는 데,  깊이가 1 마일 혹은 2 마일이나 되어서 해양연구의 세계적인 보고라고 합니다. 해양수족관은 온갖 진기한 어패류의 전시물로 전혀 새로운 세상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족관의 연구 잠수함이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촬영한 해저의 세계는 아름다움과 경이의 파노라마이었습니다. 여러 형태의 환상적인 빛을 발하는 수 십, 수 백 가지의 투명한 젤리(jelly fish)도 있고 길이가 20 m나 되는 초대형 오징어도 있었습니다. 넓은 전시장을 가득 매운 전시물과 각종 연구자료, 수족관에서 발간한 책자도 많았지만 이곳 해저 캐년은  알려진 바가 아직1%정도밖에 되지를 않는다고 한 연구원이 설명해주었습니다.

점심은 구내 카페테리아에서 먹었는데 Cook이 손님의 주문을 받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해물 Pasta는 저렴한 가격 ($ 5.95) 에도 얼마나 맛이 훌륭하고 양이 많은 지 pasta를 꽤나 좋아하는 남편은 pasta 먹으러 한 번 더 와야겠다고 농을 할 정도였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 다시 곳곳을 둘러보는 도중 제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일하는 직원들중에 나이든 노인들이 많고, 이들이 일하는 태도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궁금해서 일하는 직원들에 대해 물었더니, 정식 직원은 300 여명인데 자원 봉사자가 900명이나 된다고 하였습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매달 10시간에서 20시간씩 일을 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방문자들에게 전시물을 설명도 해주고, 방문자들과 간단한 해류 실험도 하고 있었습니다. 해양수족관의 재정은 정부의 지원금을 일체 받지 않고, 독지가들의 기부금과 입장료로만 운영된다고 합니다. 한 쪽 벽에는 전시관을 확장할 때 기부한 독지가들의 이름이 액수별로 새겨져 있었는데 제 일 많은 액수인 200 만 불을 기부한 독지가의 이름은 무명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직원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년 동안 사용되는 예산이 얼마나 되냐고 물었더니, 그 자원 봉사자는 자기가 정확한 숫자를 모르는데 질문서를 남기면 답변이 우송될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저는 간략하게 질문을 적어 질문함에 남기고 그 곳을 떠나왔습니다.

제게 배달된 편지는 선임해양생물 연구원 스티븐 웹스터씨가 보낸 것으로 정중하고도 간결하게 제 질문에 답변해 주었습니다. 저희 해양 수족관에서 지난해 집행된 예산은 3천 4백 6십 만 불이었는데 그 중 천 4백 9십 만 불이 연구와 전시에 사용되었습니다. 귀하의 질문에 답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 해양 수족관의 웹사이트(www.mbayaq.org)를 참고로 보아주십시오. 

2000년 6월, 미주한국일보